전체 글73 11월 그리고 18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그래도 퓰리처상을 타기는 어렵겠지만, 게다가 '우리 전처 잘 지냈나?'에 비하면 많이 길어졌지만,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속도가 빠르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소설을 포기하고 사용 설명서를 쓰는 직업을 구할 일이다. 사무실 칸막이방이 기다린다. 여러분도 '사건의 중심에서'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매우 유서 깊고 쓸 만한 테크닉이긴 하지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 버리면 나중에 회상 장면을 넣을 수밖에 없는데, 내가 보기에는 좀 따분하고 진부한 방법이다. 나는 회상 장면을 읽을 때마다 화면도 어지럽고 목소리도 윙윙 울리는 1940, 50년대 영화를 연상하곤 한다. 조금 전까지 진흙투.. 2022. 11. 18. 11월 그리고 17일 유혹하는 글쓰기 초고를 완성할 때까지 참아라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제 작품을 수정하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수정 작업은 얼마나 많이 해야 하고 또 몇 번이나 해야 할까? 내 경우에는 언제나 수정 작업이 한번, 그리고 다듬는 과정이 한 번이었다 (다만 워드프로세싱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다듬는 과정도 두 번째 수정 작업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다만 워드프로세싱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다듬는 과정도 두 번째 수정 작업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여러분은 여기서 내가 개인적인 글쓰기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는 작가마다 작품을 고쳐 쓰는 방식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커트 보네거트는 각각의 페이지마다 정확히 자기가 원하는 모습이 될 때까지 다시 쓰곤 했다. .. 2022. 11. 17. 11월 그리고 16일 할머니는 예뻐요. 올해 여름에 할머니 댁에 갔었다. 나의 두 딸을 데리고 할머니에게 3년 만에 찾아갔다. 할머니의 너무 야윈 모습이 낯설었다. 몸에 살이 없고 뼈만 있는 듯했다. 할머니는 그래도 정신을 멀쩡하셨다. 나와 나의 두 딸을 생생하게 기억 하고 계셨다. 오히려 할머니는 나의 자식들 걱정 을 해주셨다. 많이 컸다며 너무 이쁘다며 얘기 하셨다. 오히려 아직은 어린 나의 딸들이 너무 철이 없어 보여서 죄송한 마음만 들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장을 보러 갔다. 나는 아이들 주려고 소시지를 샀다. 냉장고에 있는 나물과 야채를 꺼내고 소시지를 구웠다. 당연히 아이들 먹으라고 했는데 아이들은 김에 밥을 싸서 대충 먹고 나가서 놀았다. 남은 소시지를 반으로 잘랐다. 할머니에게 드렸다. 밥맛이 없어 식사도 거의 안 하셨다. 할.. 2022. 11. 16. 11월 그리고 15일 할머니 잘가요 안녕히 보내드릴 수 있을까요? 몇 주 동안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전이 없었다. 작품 전체가 너무 벅차고 복잡하게만 느껴질 뿐 이었다. 플롯 라인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 자칫 하면 뒤엉킬 지경이었다. 나는 이 문제를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주먹질도 해보고 박치기도 해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해답이 떠올랐다. 그 해답은 한순간 눈부신 섬광과 함께 완전한 형태로 선물 포장까지 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 나타났다. 당장 집으로 달려가 그 내용을 종이에 받아 적었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는데, 잊어버릴까 봐 그만큼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p250 중 내용을 발췌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전화 한 통 못 해 드려 죄송합니다 나에게 시골에 사시던 할머니가 계셨다... 2022. 11. 1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