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茶飯事/내가 읽는 책61 11월 그리고 4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훨씬 간결하게 간결한 문체에 대한 설명서를 쓰면서도 윌리엄 스트렁크는 문법과 관용 표현 중에서 자기가 싫어하는 것들을 따로 설명해놓았다. 예를 들면 그는 '전체 학생'이라는 이라는 말을 싫어해서, 차라리 '전교생'이라는 말이 더 명확하고 으스스한 어감도 없어 좋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개인화하다'는 우쭐거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라는 사실'이나 '이런 방면에서' 같은 말도 싫어했다. 싫어하는 말들은 나에게도 있다. 나는 '그거 정말 쿨하네'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구석에 세워놓아야 하며 그보다 훨씬 더 역겨운 '지금 이 시점에서'나 하루가 끝날 무렵에' 따위를 쓰는 사람은 저녁도 먹이지 말고 그냥 재워야 한다고 믿는다. 이렇게 지극히 기초적인 수준의 글쓰기에서 내가 싫어하는 말들은 그 밖에도 .. 2022. 11. 4. 11월 과 그리고 3일 평범한 하루가 가고 나는 어떤 책상이 있는가? 이 장에서 마지막으로 말해두고 싶은 것은 내 책상에 대해서다. 나는 예전부터 방 전체를 압도하는 거대한 떡갈나무 책상을 갖고 싶었다. 트레일러 세탁실의 아동용 책상도 싫었고 셋집에서 쓰던 평범한 책상도 싫었다. 1981년에 나는 드디어 마음에 드는 책상을 구하여 채광창이 있는 널찍한 서재 한복판에 갖다 놓았다.(집 뒤쪽의 건초 다락을 개조한 방이었다) 그때부터 6년 동안 이 책상을 썼는데, 당시 나는 술이나 마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마치 정처 없이 바다 위를 떠도는 배의 선장과도 같았다. 술을 끊고 한두 해가 지났을 때 나는 이 흉물을 치워버리고 그 자리에 거실용 가구들을 들여놓았다.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책상을 조각조각 끄집어내고 근사한 터키산 양탄자를 깔았다. 우리 .. 2022. 11. 3. 11월 과 2일 바람이 차다 캐리의 발행 의 발행 준비는 느릿느릿 계속되었다. 우리는 선인세로 새차를 구입했고, 나는 1973~74학년도의 교직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새 장편을 쓰고 있었는데, 와 를 색다르게 접목시킨 이 작품에 나는 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우리는 다시 뱅거를 돌아가 아파트 일층으로 이사했다. 형편없는 집이었지만 시내로 들어온 것만도 다행이었다. 우리에게는 진짜 보증서가 딸린 차가 있었고, 게다가 전화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때 는 나의 레이더 망에서 거의 완전히 벗어난 상태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일도 벅찬데다, 어머니 때문에 걱정이 태산 같았다. 당시 예순한 살이었던 어머니는 여전히 파인랜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일하셨고 우스갯소리도 잘하셨지만 데이브 형은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가 많다고 했다. 어머니는 침실.. 2022. 11. 2. 11월 과 1일 안개 낀 아침 빠른 스토리 가상 독자를 갖는 것은 스토리의 진행 속도가 적당한지, 또 배경스토리를 만족스럽게 처리했는지 가늠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진행 속도란 이야기를 풀어놓는 속도를 말한다. 출판계에는 어떤 무언의 믿음이 존재하는데,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소설들은 모두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믿음이다. 내가 짐작하기에 이 믿음의 밑바닥에 깔린 생각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할 일이 너무 많고, 따라서 인쇄된 글을 차분하게 읽을 만한 여유가 없다. 따라서 무슨 즉석요리사처럼 지글거리는 햄버거와 튀김과 계란 따위를 후딱후딱 내놓지 못하면 독자들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출판계의 믿음이 흔히 그렇듯이, 이런 생각도 대체로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움베르토 에코.. 2022. 11. 1.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