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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茶飯事/내가 읽는 책

11월 과 1일 안개 낀 아침

by 와이낫어스 202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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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스토리


가상 독자를 갖는 것은 스토리의 진행 속도가
적당한지, 또 배경스토리를 만족스럽게
처리했는지 가늠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진행 속도란 이야기를 풀어놓는 속도를 말한다.
출판계에는 어떤 무언의 믿음이 존재하는데,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소설들은 모두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믿음이다. 내가 짐작하기에 이
믿음의 밑바닥에 깔린 생각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할 일이 너무 많고,
따라서 인쇄된 글을 차분하게 읽을 만한 여유가
없다. 따라서 무슨 즉석요리사처럼 지글거리는
햄버거와 튀김과 계란 따위를 후딱후딱 내놓지
못하면 독자들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출판계의 믿음이 흔히
그렇듯이, 이런 생각도 대체로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찰스 프레이저의
<콜드 마운틴의 사랑>같은 책이 느닷없이
튀어나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때마다
출판인과 편집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내 짐작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런 책들이
뜻밖의 성공을 거둔 이유는 이따금씩 독자들의
취향이 급상승하는 변덕스럽고 개탄스러운 현상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소설의 진행 속도가 빨라서 나쁠 것은 없다.
상당히 뛰어난 작가들도 세 명만 말해본다면
넬슨 드밀, 윌버 스미스 , 수 그래프턴 그런 소설을
써서 몇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곤 한다. 그리고
사실 나는 진행 속도가 느리고 분량도 많은 소설을
'좋아한다'

<머나먼 천막> 이나 <어울리는 남자> 처럼 길고
흡인력 있는 소설을 읽노라면 마치 호화 유람선을
타고 느긋하게 여행하는 것 같은데, 이런
경험이야말로 일찍이 최초의 소설들에서부터 볼
수 있었던 소설 형식의 주된 매력이다. 예를
들자면 <클라리사>처럼 수많은 장으로 이루어져
끝도 없이 이어지는 서한체 소설들이 그랬다.

 

 

최선의 방법



모든 소설에는 각기 어울리는 진행 속도가 따로
있으며 작품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반드시
빨리 읽히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진행 속도를 너무
느리게 잡으면 제아무 참을성 있는 독자라도
불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당한 중용을 찾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가장 독자다. 문제의 어떤
장면에서 과연 여러분의 가상 독자가 싫증을
느낄지 안 느낄지 상상해보라. 여러분이 가상
독자의 취향을 나의 절반만큼이라도 알고 있다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혹시 가상 독자가
이 장면에서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리고 여기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또는 (이것이 나의
만성적인 단점이다) 지나치게 자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혹시 플롯 중에서 중요한
문제 하나를 행결하지 않았다든지, 아니면 언젠가
챈들러가 그랬던 것처럼 등장 인물 한 명을 아예
잊어버렸다고 생각하지나 않을까


내가 느끼는 하루



새거를 얼마나 좋아하나?

나도 생각해보면 새거를 좋아한다.
새거는 처음 개봉할때 기분이 좋다.
감춰진 모습을 세상 밖으로 꺼내줄때 기분은
너무 행복하다. 그게 어떤것이든 관계는 없다.
새로 산 옷, 새로 산 스마트폰, 새차, 새 아파트
등 누구에게나 새거에 대한 로망이 있을것이다.
살면서 처음으로 새 아파트에 이사를 간다.
새 차는 가진적이 있었다. 하지만 집을 새 집은
처음이다. 살면서 새집에 이사를 하는 경험이
얼마나 있을까? 이사를 들어가기 전 며칠동안
굉장히 바쁜거 같다. 무엇이든 내가 가진 돈으로
한번에 처리하면 편하겠지만 난 그렇지 못하다.
은행에게 많은 도움을 요청했다. 무려 30년
이나 되는 장기계약을 신청했다.
그 과정또한 매우 복잡했다. 수십장의 서류가
필요했다. 변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세상 사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걱정도 없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것
이다. 하지만 변수는 굉장히 많았다.
말로 열거하자면 이틀 밤을 새워 이야기해도
모자란 시간이다.

많은 곳에 거대한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
예전에 지나가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세상에 집이 이렇게 많은데 내 집은 언제
생기는 거야?"
이런 말을 지나가면서 많이 했었다.
이제 드디어 많은 집들 가운데 내가 살 수 있는
생겼다. 항상 이사다녀야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이젠 불편한 마음이 사라
질 것 같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을 발전함에 따라
정착을 함으로써 사회가 발전되었다.
나도 기대한다. 정착하면 나도 발전의 기반을
닦아 나갈수 있다고 말이다.
새로운 곳에 간다는 기대감도 있어서 좋지만
그만큼 압박감도 큰거는 사실이다.
받을 수 있다면 받아야 한다. 받아놓고 생각하자.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곳으로 들어왔다.
정말 이사를 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생각하는 것 보다 짐이 많았다.
나도 상상 못 했다. 도대체 어디서 많은 짐들이
나온건지 믿을 수 없었다.

한산하다. 썰렁하다. 밤에 창문을 보니 아직
빈집들이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 많은 곳에
불빛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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