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프로세서
또 이런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지금 노트북으로
웹 서핑을 하고 있다. 노트북의 성능이 워낙
좋아서 웹 페이지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지금 이 노트북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
들이 많이 돌아가고 있다. 음악도 듣고, 파일
내려받기를 하고 있으며, 윈도 창도 여러 개 열려
있다. 그런데 갑자기 서핑의 속도가 느려진다.
서핑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기는 상태가 되는데,
이유는 여러 가지 많은 프로그램들이 프로세서의
처리 시간을 잡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우저
까지도 연산능력 부족으로 절름거린다.
결핍도 사람의 정신적인 프로세서에 비슷한
짓을 한다. 다른 처리 사항들을 정신에 끊임없이
짐 지울 때 정신은 긴급한 과제를 수행할 여유가
적어진다. 이로써 우리는 이 장의 중심적인
가설인 '결핍은 대역폭을 직접적으로 축소한다.'
에 도달했다. 개인이 처음부터 타고난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이냐가 중요하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대역폭이라는
개념을 좀 더 엄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용어를, 의미가 좀 더 풍부하며 주의
깊게 연구 조사된 심리학적 구조들을 대신하는
일종의 대체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우리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셈이다.
심리학자들로서 우리는 그 다양한 구조들과
각각의 구조들에 대응하는 뇌 기능들 사이에
존재하는 기능적 혹은 그 밖의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대역폭은 포괄적인 용어로
그 차이점들의 경계를 지워버린다. 우리는
결핍의 효과에 관심을 가진 사회학자들로서 그
세밀한 차이점들을 그냥 내버려 두고자 한다.
민주주의나 원자 구성입자에 대해 세밀하게
파고들어서 그 안에 내포된 여러 갈래들을
따지지 않고 그냥 그렇게만 말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타협을 한다는 뜻에서
우리는 이 뒤로도 계속, 지금부터 좀 더 깊이
파고들어서 설명하고자 하는 정신 기능의 폭
넓고 또 서로 연관된 2개의 요소를 지칭할 때
대역폭이라는 두리뭉실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결핍의 경제학
센딜 멀레이너선, 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p94 ~ p95 중 내용을 발췌하였습니다.
멀티플레이어
나는 멀티플레이어일까? 아니면 하나에 집중을
하는 스타일일까? 보통 컴퓨터에서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다중 연산처리능력
이다. 이것은 RAM이라는 메모리가 담당하고
있다. 컴퓨터 부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너 컴퓨터 메모리 몇 기가야?"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저장장치 용량이라고
안다. 하지만 저장장치는 예전에 HDD를
사용하다가 지금은 SSD를 쓰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RAM 기본
용량을 8g를 대부분 기본 장착해서 나온다.
그런데 이것도 거의 사무용이나 영상 시청용
정도의 간단한 작업을 하는데 가능하다. 조금
고사양의 게임을 한다거나 그래픽 작업등을
하려면 부족하다. 최소 16g는 되어야 컴퓨터가
버벅거림 없이 움직여 준다. 나의 두뇌는
어느 정도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을까?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잘하는 친구가 있다. 어떤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것까지 신경을 잘 쓰고 동시에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그런 친구가 있다. 보고
있으면 다른 행동을 하면서 이야기도 들어주고
대답도 하고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데 결코
내 눈에는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잘하면
괜찮지만 잘 못했을 때는 실수가 넘쳐나고
오작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중 연산처리능력은 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것
같다. 나는 무조건 하나를 끝내고 새로운 하나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위 글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런 능력은 타고난 능력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의 뇌는 엄청 훌륭한 CPU이기
때문에 누구나 기본적으로 훌륭하다. 그런데
사람의 뇌는 훈련과 학습을 통해 CPU를 발전
시킬 수 있다. 그냥 놔두면 아무런 발전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컨디션에 따라서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 폭도 커질 것이다. 사람의 몸은
복잡하다. 정해진 값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무한의 값을 가지고 도달해 가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어릴 적부터 컴퓨터 하는 걸
좋아했었다. 처음 접했던 컴퓨터는 메모리가
메가바이트 수준이었다. 지금은 기가바이트가
수준이었지만 90년대 후반에 처음 컴퓨터를
접했었으니깐 그럴 만도 하다. 오히려 그때의
컴퓨터가 내 마음에는 훨씬 아름다웠었다.
투박하면서도 거친 느낌의 딱딱함.
그런 것들이 주는 아름다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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